스물넉자 이야기
이름 — 한글의 스물네 자
오늘날 한글의 기본 자모는 자음 열넷(ㄱ ㄴ ㄷ ㄹ ㅁ ㅂ ㅅ ㅇ ㅈ ㅊ ㅋ ㅌ ㅍ ㅎ)과 모음 열(ㅏ ㅑ ㅓ ㅕ ㅗ ㅛ ㅜ ㅠ ㅡ ㅣ), 모두 스물네 자입니다. 이 스물네 자를 모으고 겹쳐서 우리가 쓰는 모든 글자가 만들어집니다. 「스물넉자」는 그 스물네 자를 이르는 말입니다(「넉」은 「자」·「달」 같은 단위 앞에서 쓰는 「넷」의 꼴입니다).
이름처럼 이 게임은 글자를 통째로 맞히지 않습니다. 글자를 이루는 자모를 맞힙니다. 「강」과 「감」은 글자로는 다르지만 자모로 보면 끝소리 하나만 다릅니다. 그 차이를 판정으로 보여 주는 것이 스물넉자의 출발점이었습니다.
왜 자모 단위인가
알파벳 낱말 게임을 한글로 그대로 옮기면 글자 하나가 너무 많은 정보를 담아 버립니다. 「강」이 틀렸다는 판정만으로는 ㄱ이 틀렸는지, ㅏ가 틀렸는지, ㅇ이 틀렸는지 알 수 없습니다. 그래서 글자를 초성·중성·종성 세 칸으로 나눴습니다. 받침이 없다는 것도 한 칸의 값으로 쳐서, 받침이 있는지 없는지까지 추리의 재료가 되게 했습니다.
자모가 다른 글자로 옮겨 가도 「이동」으로 잡히게 한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. 첫 글자에 넣은 ㄷ이 셋째 글자에 있다는 사실은 한국어 낱말을 떠올리는 데 아주 쓸모 있는 단서입니다.
활자와 조판
스물넉자의 화면은 옛 인쇄소에서 빌려 왔습니다. 낱말을 짜는 칸은 조판대, 판정이 찍히는 바탕은 한지, 한 칸 한 칸은 활자입니다. 낱말을 내면 활자가 들려 한지에 찍히고, 맞히면 정답이 한 번 더 눌려 찍힙니다. 시도 횟수를 「조판 횟수」라고 부르는 것도 그래서입니다.
제목과 활자에는 고운바탕을, 본문에는 Gothic A1을 씁니다. 모두 누구나 쓸 수 있는 공개 글꼴(SIL Open Font License)입니다.
낱말은 어떻게 고르나
- 사전에서 표제어를 모읍니다. 국립국어원 우리말샘(CC BY-SA 2.0 KR)의 표준어 표제어를 씁니다. 뜻풀이는 가져오지 않습니다. 이 목록이 「칠 수 있는 낱말」이 되어, 사전에 있는 낱말이면 정답이 아니어도 낼 수 있습니다.
- 정답 후보는 자주 쓰는 명사에서 고릅니다. 국립국어원 한국어 학습용 어휘 목록(공공누리 제1유형)에서 명사로 쓰이는 낱말만 빈도 순위를 매깁니다. 사전에는 드문 동음이의 명사가 있어 「하다」나 「우리」 같은 낱말이 명사로 섞여 들어오는데, 이 단계에서 걸러집니다.
- 쉬운 판은 받침 없는 두 글자, 깊은 판은 세 글자를 고릅니다. 쉬운 판은 빈도 상위 2,000 안에서만 고릅니다.
- 사람이 마지막으로 봅니다. 어감이 어색하거나 시사성이 강한 낱말, 정답으로 내기 껄끄러운 낱말은 팀이 직접 뺍니다. 한 번 정답으로 쓴 낱말은 다시 쓰지 않습니다.
그래서 어떤 날은 「어머니」처럼 쉬운 낱말이, 어떤 날은 「문화재」처럼 한 번 더 생각해야 하는 낱말이 나옵니다. 날짜가 앞설수록 더 자주 쓰는 낱말입니다.
하루 두 판인 까닭
처음에는 하루에 다섯 판을 냈습니다. 지금은 몸을 푸는 쉬운 판 하나와 그날의 진짜 승부인 세 글자 오늘의 판 하나로 줄였습니다. 출근길이나 잠들기 전에 짧게 끝낼 수 있고, 친구와 결과를 나눌 때도 오늘의 판 하나면 서로 비교하기 쉽기 때문입니다.
함께 만들기
틀린 낱말, 이상한 판정, 바라는 기능이 있으면 알려 주세요. 낱말 하나하나를 사람이 고르는 게임이라, 받는 이야기가 다음 달 낱말에 그대로 반영됩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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